달아실 달아실출판사 달아실 작가들

달빛이 천 개의 강을 비추듯,
책으로 세상을 비추겠습니다.

배세복

저자소개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다. 2014년 광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였고, 시집으로 『몬드리안의 담요』(시산맥, 2019)가 있다. 문학동인 Volume 회원이다.
basabobasabo@hanmail.net
작품
언제든 어디서든 기어이 당신의 안녕을 묻는 사람
― 배세복論



<목화밭 목화밭> 누이의 노래를 따라 부르던 그에게 당신은 왜 어둠 속의 어둑시니와 두억시니들을 굳이 불러내는 것이냐 묻자 그가 말하길 <빛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어둠을 뚫고 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상처들을 그대로 버려두면 내 안의 ‘웅크린 아이’는 계속해서 웅크리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그 아이를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상처를 모두 드러내야 했다>고 했다 그는 <목화밭 목화밭> 누이의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제 안의 모든 상처를 불러내고 장대비 같은 울음을 쏟아내고 있었다 시인 길상호는 <세상의 아픔을 함께 울어주는 시>라고 했고 시인 이령은 <아픔을 대신 울어주는 곡비(哭婢)>라고 했다 그랬다 <목화밭 목화밭> 누이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그는 <그러니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당신의 삶은 안녕하십니까, 잘 살고 있습니까?> 기어이 당신의 안녕을 묻고 있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