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실 달아실출판사 달아실 작가들

달빛이 천 개의 강을 비추듯,
책으로 세상을 비추겠습니다.

강건늘

저자소개
경기도 포천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2016년 『시인동네』로 등단하였다.
kkn19422@gmail.com
작품
어긋난 세계를 묘사(描寫)하면서 묘파(描破)하는 문장 수선공
― 강건늘論



그는 문장 수선공이다 가령 그는 <잠만자는방있읍니다>는 문장을 <잠만 자는 방 있습니다>로 문장과 글자를 고치는 일을 한다 이렇게 말하면 그의 일이 무척 간단하고 단순한 노동으로 오해할 수 있겠다 그의 노동을 이해하려면 <잠만자는방있습니다>라는 문장이 <추위에 떨며 한데 모여 있는 글자들>이라는 것을 먼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읍이 습의 옛 추억인 것은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겠다 그리하여 그가 수선을 마친 문장 <잠만 자는 방 있습니다>는 마침내 퇴행적이고 지옥 같은 어긋난 세계, 불안하고 불온한 불구의 삶을 묘사하면서 묘파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니까 그는 어긋난 세계의 틀어진 문장과 녹슨 글자들을 수선하는 중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는 이 세계의 무리(無理)와 모순(矛盾) 그리고 비참한 현실을 묘사하면서 묘파하는 문장 수선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