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실 달아실출판사 달아실 작가들

달빛이 천 개의 강을 비추듯,
책으로 세상을 비추겠습니다.

박수서

저자소개
1974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났다. 2003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마구간 507호」외 2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작품
세상에 없는 뽕짝詩
― 박수서論



이십여 년 전 쪼그맣고 비쩍 마른 전라도 사내 박수서를 처음 만났다 어린 것이 (1974년생인 그는 그때만 해도 아직 20대였다) 결혼해서 애도 둘이나 딸린 유부남이란다 어린 것이 중늙은이들 앞에서 젓가락을 꺼내서는 트로트를 뽑아내는데 물건도 이런 물건이 없었다 진짜배기였다 쿵짝 쿵짝 쿵짜자 쿵짝 네 박자 속에 사랑도 있고 이별도 있고 눈물도 있네 그때부터 나는 그의 장단에 놀아났고, 그의 뽕짝詩에 놀아났다 그의 시를 보자면 리듬은 빠르고 단순한데 정서는 느리고 아프니 형식과 내용의 이율배반이다 세상에 없는 뽕짝시를 짓고 있는 진짜배기 전라도 사내는 오늘도 어느 해물짱뽐집에 있겠다 소주 한 잔 털어 넣고 뽕짝 한 가락 걸지게 뽑고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