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실 달아실출판사 달아실 작가들

달빛이 천 개의 강을 비추듯,
책으로 세상을 비추겠습니다.

서동인

저자소개
여수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2002년 『리토피아』로 시단에 나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을 받았고, 성균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가방을 찾습니다』가 있다.
작품
가방에 든 게 뭐요 동백이지라 ― 서동인論

시간 강사로 전국을 떠돌다 가방을 잃어버린 여수 사내가 있다 아니다 이 문장은 고쳐 써야 한다 잃어버린 가방을 찾으러 이 섬 저 섬 시간 강사로 떠도는 사내가 있다 그에게 물었다 도대체 가방에 든 게 무어길래 대관절 무엇이길래 십수 년 전국을 떠도는 거냐고 그가 씨익 웃었다 동백이지라 여수 동백이지라 세월이 흘러 다시 그를 만났을 때 그는 가방을 찾은 듯했다 가방에는 동백이 가득했다 그가 건넨 동백주 몇 잔을 비웠을 때 박라연 선생께서 전화를 주셨다 아이고 박 선생, 우리 동인이가 이제 바다의 귀를 잘라낼 소리까지 얻었으니 우리 동인이 동백꽃처럼 붉은 시집 좀 만들어주소 <동백주 몇 잔에 꽃이 피다니>가 세상에 나온 사연이다 붉은 달이 뜨면 여수에 가야겠다 여수에 가서 우리 동인이랑 근처 사는 수서도 불러서 셋이서 함께 동백처럼 붉어져야겠다